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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무대 14년 만의 귀환, 그리고 《Still Life》 속 T.O.P.의 목소리를 지킨 세 멤버

세 명으로 활동하는 BIGBANG이 9월 26일 런던에서 공연을 펼치며 14년 만에 영국 무대로 돌아왔다. 데뷔 20주년 기념 투어 XX: Cosmos의 곡 구성은 과거 히트곡이 중심을 이뤘고,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Still Life》에서는 이미 탈퇴한 T.O.P.의 오리지널 랩 파트가 손대지 않은 채 그대로 흘러나왔다.

런던 무대 14년 만의 귀환, 그리고 《Still Life》 속 T.O.P.의 목소리를 지킨 세 멤버

G-Dragon은 거의 우스꽝스러울 만큼 과장된 빨간색 퍼 모자를 쓰고 무대에 올랐고, Taeyang은 《Ringa Linga》 후반부에서 상의를 벗더니 반쯤 농담조로 "이건 불법이에요, 신사는 이러면 안 되는데"라고 말했다. Daesung은 솔로 무대에서 Freddie Mercury에게 헌사를 바치며, 관객 전체와 함께 자신만의 Queen 스타일 콜앤리스폰스를 벌였는데, 갈수록 더 황당해졌다. 이는 BIGBANG의 9월 26일 런던 공연 현장으로, 이들이 마지막으로 영국 무대에 섰던 때로부터 14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BIGBANG, 14년 만에 런던 재입성: 세 멤버는 《Still Life》에서 어떻게 T.O.P.의 자리를 남겼나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게 저에게는 기적 같아요." Taeyang이 공연 막바지에 이렇게 말했다. 2006년 데뷔 당시, 10년을 버티는 K-pop 그룹조차 흔치 않았고, 20년은 더더욱 드문 일이었다. 지금 무대 위에 남은 건 G-Dragon, Taeyang, Daesung 세 명뿐이다. 지난 10년간 멤버는 5명에서 3명으로 줄었고, 멤버가 떠날 때마다 각자의 아픔이 뒤따랐다.

BIGBANG, 14년 만에 런던 재입성: 세 멤버는 《Still Life》에서 어떻게 T.O.P.의 자리를 남겼나

XX: Cosmos라는 이름의 이번 투어는 일부러 과거를 돌아보는 방향으로 셋리스트를 구성했다. 최근 몇 년간 이들이 발표한 신곡은 지난 8월의 《BiiiG》 단 한 곡뿐이었기에, 이날 셋리스트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20년을 아우르는 곡들로 채워졌다. 오프닝을 장식한 《Fantastic Baby》와 이어진 《Bang Bang Bang》은 K-pop을 EDM과 맥시멀리즘 미학의 시대로 끌어올린 대표곡이었고, 2012년 발표된 《Bad Boy》는 전혀 색이 바래지 않은 채 흘러나왔다. 《Sober》와 《Stupid Liar》는 공연장 전체를 흔들어놓았다. 첫 세션은 거의 쉬는 시간 없이, 세 사람이 곡을 하나씩 매끄럽게 이어가며 무대를 채웠고, 《Loser》 후반부에서는 두 멤버가 Taeyang 뒤에서 장난스럽게 팔짱을 끼고 왈츠를 추기도 했다.

BIGBANG, 14년 만에 런던 재입성: 세 멤버는 《Still Life》에서 어떻게 T.O.P.의 자리를 남겼나

세 사람 각자의 스타일은 후반부 솔로 무대에서 펼쳐졌다. Daesung은 따뜻하고 경쾌한 팝과 트로트를 대표곡으로 내세웠고, 뒤이어 Taeyang은 섹시한 콘셉트로 전환했다. G-Dragon은 《Crayon》, 《Crooked》 같은 초기 곡들을 꺼내 들며 화려하고 다채로운 랩팝을 선보였다.

BIGBANG, 14년 만에 런던 재입성: 세 멤버는 《Still Life》에서 어떻게 T.O.P.의 자리를 남겼나

정작 관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건 마지막 곡 《Still Life》였다. 이 곡은 T.O.P.가 탈퇴하기 전 마지막으로 참여한 작품으로, 세 사람은 현재 편성에 맞춰 다른 곡들을 편곡하면서도 이 곡에서만큼은 그의 오리지널 랩 파트를 그대로 살렸다. 공연 전체를 통틀어 유일하게, 자리를 비운 그 멤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G-Dragon은 공연 말미에 "우리의 전성기를 다시 찾아올 방법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그건 저만을 위한 게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자체가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첫 세션에서는 음향이 다소 탁했고, 보컬이 편곡과 무대 효과에 자주 묻히는 모습이었다. 관객 반응 역시 예상보다 절제된 편이었다. Taeyang은 런던 관객을 "최고의 관객"이라고 치켜세웠지만, G-Dragon은 생각이 달랐다. "Taeyang은 여러분이 최고라고 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의 말투에는 뚜렷한 의구심이 묻어났다. 불꽃이 하늘로 솟아오르던 순간, Daesung은 이렇게 약속했다. "우리는 여러분을 위해 영원히 노래할 거예요, 맹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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