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봄부터 겨울까지 이어진 투어 사이사이, 줄리아 홀터(Julia Holter)는 밴드에게 신곡 한 곡을 선사하고 싶었다. 당시 그녀는 전작 《Something in the Room She Moves》를 들고 투어 중이었지만, 무대 위에서 같은 곡만 반복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옛 데모를 꺼내 로직(Logic)에서 이것저것 짜맞추기 시작했고, 음악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처음엔 앨범을 만들 생각 같은 건 전혀 없었어요." 홀터는 8월 13일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진행된 《The FADER》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냥 그 한 곡을 완성하고 싶었을 뿐인데, 그 곡이 또 다른 신곡들을 쓰고 싶게 만들더라고요." 그렇게 한 곡 한 곡 쌓이고, 라이브 밴드와의 즉흥 리허설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녹음된 소스를 아우르는 완성된 앨범—《Materia》로 모습을 갖췄다.

타이틀곡 〈Materia〉: 힐데가르트 폰 빙엔풍 멜로디 한 소절에서 시작되다
앨범 타이틀곡 〈Materia〉는 사실 이전부터 존재하던 곡으로, 《Something in the Room She Moves》에 실린 다소 밋밋한 버전이었다. 홀터는 이 멜로디를 힐데가르트 폰 빙엔(Hildegard von Bingen) 특유의 큰 도약 음정을 지녔다고 묘사하는데, 그 아래에 재즈 화성이 깔려 있어 "소재가 풍부하고 재미있었다"며, 언젠가 밴드 전체와 함께 이 곡을 제대로 다시 작업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번에 그녀는 멜로디를 2성부로 편곡해 친구 제시카 케니(Jessika Kenney)를 불러 함께 듀엣을 부르게 했고, 베이시스트 데브라 호프(Devra Hoff)는 프렛리스 베이스를 연주했으며, 클라리넷 연주자 크리스 스피드(Chris Speed)는 〈Materia 2〉에 관악 파트를 더했고, 그녀 자신은 야마하 CS-60 신시사이저를 연주했다—이 요소들은 《Something in the Room She Moves》 전체 사운드를 관통했던 것들이기도 하다.

또 다른 곡 〈My Twin〉의 원형은 사실 2020년 전작 녹음 당시 남겨둔 즉흥 연주 조각으로, 홀터는 이를 〈Fantasy〉라 불렀는데, 이번 새 앨범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녀는 또한 전작에 수록된 〈Sun Girl〉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원래 밴드 전원이 C장조로 즉흥 연주하며 만들어낸 기이한 조각이었으나, 이후 그녀가 이를 샘플링하고 재구성해 완성한 곡이라고—이런 방식은 스스로도 자주 쓰지 않는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