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2월 11일, PopMart 투어가 칠레 산티아고의 Estadio Nacional을 찾았을 때, 피노체트 독재 정권 시절 실종자 가족들이 무대에 올라 U2와 함께 〈Mothers Of The Disappeared〉를 완창했다. 그것이 U2가 칠레 땅을 처음 밟은 순간이었고, 이 경기장과 밴드 사이 거의 30년에 이르는 인연의 시작이었다. 이번에는 그 인연이 끊어졌다.
U2는 10월 15일, 2027년 'The Greatest Show On Earth' 월드투어의 첫 공연 일정을 발표했다. 중남미 지역은 총 6회 공연으로, 2월 23일과 26일 멕시코시티 Estadio GNP Seguros에서 이틀 연속 공연이 열리고, 3월 10일과 12일에는 상파울루 Estádio MorumBIS로 이동, 3월 23일과 25일 부에노스아이레스 River Plate 경기장 공연으로 마무리된다. 명단에 칠레는 없었다.
U2가 중남미 투어를 네 차례 진행하는 동안 이 나라를 건너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칠레 일간지 La Tercera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2025년부터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해당 매체는 앞서 3월 보도에서 Estadio Nacional이 최근 스포츠 경기 일정을 음악 공연보다 우선시하면서 대관 스케줄이 복잡해졌다고 전한 바 있다. 이 경기장은 U2가 과거 네 차례 칠레 공연을 치른 고정 장소이자, 이번 규모의 제작을 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공연장으로 꼽혀왔다. 다만 대관 일정 문제가 협상 결렬의 최종 원인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으며, 밴드 측 역시 칠레 공연 불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stadio Nacional 네 번째 입성 기록
1998년 PopMart 이후 U2는 2006년 Vertigo 투어 기간 중 다시 칠레를 찾았고, 2011년에는 The Claw라 불리는 네 다리 형태의 거대 무대 장치를 앞세운 360° 투어로 재방문했다. 가장 최근은 2017년 10월, 1987년 명반 《The Joshua Tree》 발매 30주년 투어로 Estadio Nacional에서 공연했다. 2027년 이번 투어는 U2 데뷔 50주년 기념 일정의 일환으로, Beck이 전체 6개 공연의 오프닝 무대를 맡는다. 새 투어에 대해 밴드는 이렇게 밝혔다. "이건 하나의 도전이다. 우리 자신에게도, 모두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최고의 밤을 선사할 방법을 찾는 도전."
상파울루와 부에노스아이레스 공연 일반 예매는 현지 시각 10월 22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며, 멕시코시티 공연은 하루 늦은 23일 같은 시각에 열린다. 구독자 대상 선예매는 10월 19일 먼저 시작된다. 이번 투어는 U2의 열여섯 번째 정규 앨범 《Carnaval De Luz》와 함께 진행되며, 앨범은 11월 13일 발매로 2017년 《Songs Of Experience》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밴드는 동시에 신곡 〈The Greatest Show On Earth〉를 공개했는데, Brian Eno가 공동 작곡했고 뮤직비디오는 Anton Corbijn이 연출했다. 영국, 유럽, 북미 공연 일정은 앞으로 몇 주 안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투어는 드러머 Larry Mullen Jr.가 목과 등 수술을 받은 뒤 처음으로 풀 규모 라이브 공연에 복귀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는 부상으로 인해 밴드의 2023~2024년 라스베이거스 Sphere 상주 공연에 불참한 바 있다. 지난달 U2는 더블린에서 50주년 깜짝 공연을 열었으며, 그중 한 공연은 1976년 밴드가 결성된 모교에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