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ge Gainsbourg는 1년에 신발 서른 벌을 헤어질 정도로 신었다. 지금 시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며 Vans 한 켤레를 닳게 만드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었다. 그가 신었던 부드러운 카프스킨 소재에 5cm 굽의 Repetto Zizi는 원래 댄서들을 위해 만들어진 퍼포먼스 슈즈로, 빠른 스텝과 턴에도 무리 없을 만큼 가벼웠고, 밑창은 존재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얇았다. 이 신발은 197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생산되고 있으며, Mick Jagger가 《Start Me Up》 뮤직비디오에서 신었던 것도 바로 같은 모델이다.
지난 몇 시즌 동안 남성복계를 휩쓴 건 발레 플랫이었다. 스니커즈부터 더비 슈즈까지, 거의 모든 신발 유형이 발레 슈즈의 외형을 빌려왔다. 하지만 이번 여름, 트렌드는 또 다른 댄스 슈즈로 향하고 있다. 끈을 바짝 조여 신고, 밑창은 있으나 없으나 한 수준으로 얇은 재즈 슈즈다. 파리 거리에서 심부름을 다니는 SPAM 종사자들(소셜미디어, PR, 광고, 마케팅 업계 종사자를 일컫는 말)은 짧게 자른 데님 숏팬츠와 오버사이즈 롱슬리브 티셔츠에 이 신발을 매치한다. Harry Styles는 최근 투어 개막 공연에서 Celine 버전을 신었고, 컬러 블록 스타일링을 즐기는 이들은 화이트 컬러 재즈 슈즈를 전체 룩의 포인트로 선택하고 있다.
재즈 슈즈와 발레 플랫의 차이는 태도에 있다. 발레 플랫이 섬세한 운동감을 강조한다면, 재즈 슈즈는 댄스 슈즈란 본래 신고 닳아서 낡을수록 멋있어지는 신발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발 모양에 장갑처럼 딱 맞는 실루엣, 대개 블랙 또는 화이트로 한정된 컬러, 길들일 필요조차 없을 만큼 부드러운 가죽. 그런데도 정장화 못지않은 격식을 갖추고 있다.
Zizi부터 Celine까지, 이어지는 계보
이 트렌드의 원형은 Repetto의 Zizi로, 가격은 510달러. 카프스킨 어퍼에 5cm 굽을 조합한 이 신발은 원래 부드럽고 광택이 살아 있는 신발이 필요했던 댄서들을 위해 디자인됐다가, 이후 Gainsbourg와 Jagger의 눈에 들어 무대 위에서 신게 됐다. Celine에서는 Michael Rider가 브랜드를 맡은 첫 시즌부터 자신만의 버전으로 슬림한 재즈 슈즈를 선보였다. 가격은 970달러이며, 출시되면 늘 빠르게 매진된다. 이 신발은 두 가지 남성 신발 트렌드가 교차하는 지점에 정확히 자리 잡고 있다. 극도로 슬림한 실루엣과, 예측을 벗어나는 실험적인 라인이 만나는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