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보는 노란색 위험 표지판은 본래 삼각형에 느낌표가 더해져 전방 상황을 경고하는 용도다. 하지만 Andy Medina의 손을 거치면 그 삼각형은 길게 늘어나고 모서리가 깎여 중앙아메리카 피라미드의 실루엣으로 바뀐다. 한 번 더 눈여겨봐야 비로소 이것이 디자인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인 치환임을 알아차리게 된다.

멕시코 오아하카(Oaxaca) 출신인 Medina는 오랫동안 표지판, 설치물, 판화, 텍스타일을 통해 한 가지 작업을 반복해왔다. 대중이 이미 익숙해져 더 이상 눈여겨보지 않는 시각 기호를 해체한 뒤, 콜럼버스 이전 메소아메리카(Mesoamerica) 시대의 이미지 언어를 그 안에 채워 넣고 다시 조립하는 것이다. LA John Doe Gallery에서 열리는 그의 최신 개인전 《MEX I CAN》에 들어서면 첫인상은 조명이 과다 노출된 교차로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도로 표지판, 반사 소재, 거리에서 나온 폐기물 조각들이 사방에 흩어져 있고, 가까이 다가가야 비로소 모든 작품에 손질이 가해졌음을 깨닫게 된다.

전시명 자체가 중의적이다. "MEX I CAN"은 "Mexican"을 해체해 재조합한 것이면서, 동시에 직설적인 자기 선언이기도 하다. Medina는 성명에서 이 문구가 멕시코계 미국인 커뮤니티가 정치적·문화적 압박에 직면한 지금 특별한 무게를 지닌다고 밝혔다. "정체성이 부정당하는 투쟁 속에서 결국 승리하는 것은 적응력과 회복력이다." 이는 추상적인 정체성 정치 슬로건이 아니라, 전시장 안에서 개조된 그 공공 기호들과 구체적으로 맞닿아 있다. 원래 이곳에 속했던 것들이 이제 누구의 것으로 다시 주장되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