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속 두 여성은 한밤중 시부야의 한 남성 전용 클럽을 나와 거리를 걷는다. 지나가던 행인들은 휴대폰을 들어 그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 롱테이크로 촬영된 거리 장면은 작가 이시하라 우미(Umi Ishihara)의 최신 24분짜리 영상 작품 'Nocturnal Melody'에서 가장 직접적인 은유가 드러나는 현장이다. 그녀는 작품 속 두 댄서 에리와 카탈리나를, "스트립 클럽에 살다가 밤이 되면 풀려나 남자를 잡아먹을 수도 있는" 야행성 동물로 상상했다고 말한다.
이 발상의 출발점은 최근 일본에서 잇따른 야생곰 출몰 뉴스였다. 이시하라 우미는 여론 속에 정반대의 두 입장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한다. "한쪽에서는 야생곰이 보호종이고 아름다우니 죽이면 안 된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실제로 사람이 곰 때문에 죽고, 심지어 곰이 유치원에 들어가 아이들을 공격하려 한 경우도 있어요." 보호와 위협, 사랑스러움과 위험함이라는 이 모순을 그녀는 작품 속에 그대로 옮겨왔다—반쯤 장난스럽고 반쯤 공격적인 여성 캐릭터들은 사회 주변부로 밀려난 이들을 대변하는 존재가 된다. 기이하고 방어적으로 보이지만, 공통된 이질감 덕분에 서로에게 가까워지는 이들 말이다.
'Nocturnal Melody'는 런던 Gasworks의 의뢰로 제작됐으며, 전편이 도쿄에서 촬영됐다. 다큐멘터리식 밀착 촬영, 나이트비전 화면, 그리고 이시하라 우미가 직접 연출한 댄서 캐릭터들이 뒤섞여 있다. 1990년대 일본의 레이브 신에서 성장한 그녀는 DJ, 이벤트 기획자, 마약상들에 둘러싸여 자랐고, 이 경험이 작품 속 일상적 노동과 감정적 생존 상태를 다루는 방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에리와 카탈리나의 육성 고백은 이 작품의 정서적 무게를 만들어낸다. 카탈리나는 영상에서 자신이 요코하마 시골 지역에서 자랐다며 "그곳엔 혼혈 아이가 거의 없어서 사람들이 저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어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괴롭힘과 차별을 당했죠"라고 말한다. 그녀는 또 자신이 "붙잡혀서 뉴스에까지 나온 적이 있다"고도 언급한다. 에리는 어릴 때부터 괴롭힘의 대상이었다며 "하지만 부모님께는 한 번도 말할 수 없었어요. 저는 집에 돌아가면 바로 웃는 얼굴로 바꾸는 그런 아이였거든요"라고 말한다.
이시하라 우미는 애초에 이런 어두운 면을 더 깊이 파고들 계획이었지만, 촬영 과정에서 방향을 바꿨다. "이 두 사람과 시간을 보내면서 알게 됐어요, 이들이 정말 긍정적이라는 걸요. 저는 화내고 슬퍼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는데, 이들을 만난 뒤로 훨씬 행복한 사람이 됐어요." 작품 곳곳에 삽입된 시적인 내레이션은 차별과 폭력, 전쟁이 일상화되는 감각을 다룬다. 그녀는 이를 "인종이나 계급 때문에 차별받고, 존재 자체가 타인에게 위협으로 여겨지는 사람들"에 대한 연대의 몸짓이라고 설명한다.
파티는 홍보 행사가 아니라 작품의 연장선
이시하라 우미는 전시나 영상 발표 시 파티를 함께 여는 것을 습관처럼 해왔다. 그녀는 이를 부대 행사가 아니라 작품 자체의 연장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은 제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예요. 영상을 찍는 것과 파티를 여는 것은 사실 비슷해요. 사람들을 한데 모아놓고 음악을 틀거나 카메라 앞에 서달라고 부탁하는 거니까요." 'Nocturnal Melody' 런던 상영 기간 동안 그녀는 Ormside Projects에서 행사를 열어 DJ와 폴댄서들이 밤새 공연하도록 했으며, 에리와 카탈리나 본인도 직접 참석했다. 올가을 맨체스터 전시 개막에 맞춰 또 한 번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하는데, "다만 조금 다를 거예요. 아마 현지 댄서들을 섭외하게 될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Umi Ishihara: Nocturnal Melody'는 런던 Gasworks에서 맨체스터 esea contemporary로 순회하며, 전시 기간은 2026년 10월 10일부터 2027년 1월 17일까지다. 해당 영상은 2026년 8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부산비엔날레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