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러드 쿠슈너가 사잔섬을 사들이자, 알바니아인들이 거리로 나와 자신들의 해안을 돌려달라 외치다
재러드 쿠슈너는 알바니아가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고 감탄한 뒤, 투자자를 모아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무인도를 사들였다. '홍학 혁명'이 세 번째 달로 접어든 지금, 현지인들은 여행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계속 오는 건 환영하지만, 나라가 뒷거래로 팔려나가게 두지는 말라고.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아내 이방카는 알바니아의 원시 해안에서 이런 감탄을 내뱉었다고 한다. "어떻게 모두가 여기 오지 않을 수 있지?"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이 말을 듣고 사진을 찍어 SNS 스토리에 올리는 정도로 끝났겠지만, 그는 투자자 그룹을 모아 무인도 하나를 사들였다. 사잔섬은 과거 군사기지였고 환경보호구역 안에 위치해 있지만, 알바니아가 최근 통과시킨 외국 자본의 럭셔리 관광 개발 특별법 덕분에 이 거래는 아무 걸림돌 없이 성사됐다.
지난 5월, 사잔섬의 습지에 울타리가 세워지고 불도저가 들어왔다. 남부 즈베르네츠(Zvërnec) 인근 주민들이 항의에 나서기 시작했고, 현지인들이 아끼는 홍학을 상징으로 내세웠다. '홍학 혁명'은 곧 수도 티라나로 번졌고, 평화 시위는 벌써 세 번째 달에 접어들었다. 분홍빛 홍학 모양 실물 크기 입간판과 "알바니아는 팔지 않는다"는 구호가 시위대의 요구를 가장 간결하게 압축해 보여준다.
이 운동의 배경에는 불과 10년 전에야 본격적으로 현대 관광업에 발을 들인 나라가 있다. 알바니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5년 만에 두 배, 10년 만에 세 배로 늘어나 이제 연간 1,250만 명에 이른다. 그런데 이 나라의 전체 인구는 230만 명뿐이며, 경제적 이유로 인한 이민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알바니아는 45년간 세계와 단절된 공산주의 독재를 겪었고, 1990년대에는 극심한 빈곤과 폭력적 혼란에 빠졌다. 지금도 유럽에서 여섯 번째로 가난한 나라다. 그래서인지 깨끗한 해변, 짙푸른 바다, 가파른 산봉우리보다도 여행자들이 가장 오래 기억하는 것은 현지인들의 환대다. 소매치기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낯선 사람이 밥을 사거나 저녁 식사에 초대하는 일을 만나기 쉽다.
관광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뒷거래에 반대한다
티라나의 미식 투어 회사 Albanian Food Tours를 운영하는 린다 알리아(Linda Alia)는 시내 도보 투어를 마친 뒤 손님들을 데리고 시위 현장을 둘러보러 가기도 한다. "다들 시간과 장소를 알고 있으니까 모여드는 거예요," 그녀는 말한다. "노인들도 있고, 아이를 데려온 젊은 부부도 있고,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부스도 있어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와요."
알리아는 시위대가 관광이나 투자 자체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사실 우리는 사람들이 와서 우리 경제에 투자해 주길 바라요," 그녀는 말한다. 최근 새로 닦인 도로와 확장된 공항 덕분에 새로운 노선과 더 많은 직항편이 생긴 것은 실질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다. 하지만 동전의 다른 면도 있다. "우리 정치인들은 전부 부패했어요. 돈은 계속 들어오는데 그게 어디서 오는지 우리는 알 수 없고, 결국 남는 건 심각한 물가 상승뿐이에요." 그녀는 남부 드르미(Dhërmi) 인근의 '그린 코스트'를 예로 들었다. "예전엔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는데, 지금은 개인 별장과 리조트로 뒤덮여서 현지인들은 아예 들어갈 수도 없어요."
베라트 근교, 또 다른 속도의 성장
세계문화유산 도시 베라트(Berat) 외곽에서 10년째 운영 중인 가족 경영 레스토랑 Restorant Roshniku의 매니저 아르디트 피스카(Ardit Fiska)는, 진짜 도움이 되는 관광 투자는 사실 인프라라고 말한다. 알바니아에는 아직도 철도가 없고, 자동차로 이동해도 도로 사정과 교통량 때문에 고생하기 일쑤다. 5년 전, 그의 가족은 와이너리를 확장해 알바니아 최초의 인증 아그로투어리즘(agro-tourism) 거점으로 만들었고, 와인 시음이나 요리 수업을 들으러 온 여행자들이 현지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게 됐다. 손님들은 장작 화덕에서 바삭한 뷔레크(byrek) 페이스트리 만드는 법을 배우고 현지 치즈를 곁들여 맛본다. 운이 좋으면 봄철에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구운 염소고기까지 맛볼 수 있다. "매년 새 방을 짓고 있고, 마을 사람들도 자기 집을 민박으로 바꾸기 시작했어요," 피스카는 말한다. "너무 빨리 크지 않았으면 해요. 천천히 성장하는 게 좋아요."
수도에서 벌어지는 시위에 대해 그는 솔직히 산골 마을에 사는 자신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는 이슈라고 말한다. 손님들의 일정에도 별다른 영향은 없었다—티라나 현지인들도 시위가 여행자들의 경험을 방해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여행자들에게 그가 건네는 조언은 간단하다. "시골로 가서 마을에서 하룻밤 더 묵어보세요. 그게 진짜 알바니아식 환대예요."
4선에 성공한 에디 라마(Edi Rama) 총리는 6월 Politico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시위를 "반(反)트럼프" 운동으로 규정했다. "재러드가 아니었다면 아무도 알바니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또 시위 배후에 소셜미디어 가짜뉴스, 이란, 반유대주의, 세르비아의 선전 공작 등이 있다는 식의 여러 주장을 은근히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시위대의 요구는 사실 일관되다. 라마의 사퇴, 그리고 앞으로의 주요 결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 라마는 사퇴를 거부했고, 시위대 스스로도 정권이 바뀐다고 반드시 나아지리라는 보장은 없다는 걸 인정한다. 그럼에도 알리아는 매일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지금 당장 이 사안을 위해서가 아닐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적어도 앞으로는, 부패와 뒷거래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이루어지지는 못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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