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가 사라지는 일은 보통 일주일 안에 일어나지 않는다. 영국 뷰티 에디터 도나 프랜시스는 개인 칼럼에서,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지만 지금은 멀리 떨어져 사는 친구 리아와 각자의 50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손목 안쪽에 작고 정교한 브라운 컬러의 하트 타투를 새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이즈는 아주 작았고, 몇 달간 인스타그램으로 서로 주고받은 이미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두 사람은 파인라인 타투로 유명한 런던 소호의 한 스튜디오를 선택했고, 1인당 100파운드(약 135달러)를 지불했다. 이곳은 유명인 단골도 많은 곳이라, 두 사람은 가격이 곧 실력을 보증한다고 확신했다.
당일 원래 예약했던 시니어 타투이스트가 갑자기 참석이 어려워지면서, 다른 타투이스트가 대신 시술을 맡았다. 시술 과정은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고, 리아는 "고양이가 살짝 긁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프랜시스는 거의 통증을 느끼지 못했을 정도였다. 미국 플로리다 집으로 돌아온 지 일주일 후, 그녀가 손목을 내려다보니 하트 도안이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남편이 가까이서 봐도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녀가 이 경험을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댓글창에는 비슷한 사연이 쏟아졌다. 어떤 사람은 고양이 얼굴 타투의 코 부분이 딱지와 함께 욕조에 떨어졌다고 했고, 또 다른 사람은 기념일 날짜 타투가 2주 만에 볼펜으로 대충 그린 것처럼 흐릿하게 번졌다고 전했다.
파인라인 타투가 통째로 사라지는 이유
뉴욕 아틀리에 에바의 파인라인 타투이스트 필라르 주리타는 프랜시스에게, 마이크로·파인라인 타투가 상대적으로 덜 아픈 이유는 아주 얇은 니들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타투이스트가 잉크 번짐을 피하려고 너무 얕게 시술하는 경우가 생기기 쉽다. "잉크가 올바른 피부층까지 도달하지 못하면 자리를 잡을 수 없다"고 그녀는 말했다. 만약 타투이스트가 같은 부위를 반복해서 시술하면, 힘이 약하더라도 피부에 과도한 손상을 입혀 두꺼운 딱지가 생기고, 그 딱지가 떨어질 때 잉크까지 함께 가져가버린다는 것이다. 20년 가까운 경력의 타투이스트 사라 고글러는 갑작스러운 담당자 교체에서 오는 압박감도 변수라고 봤다. "타투이스트가 서두르거나 긴장하면 니들이 표피층에 머물기 쉽고, 잉크는 딱지 안에만 남아 딱지가 벗겨질 때 함께 떨어져 나간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프랜시스는 처음에는 50세라는 자신의 피부 상태가 원인이 아닐까 의심했다. 미국피부과학회 인증을 받았고 본인 역시 50세에 첫 타투를 새긴 피부과 전문의 모나 고하라는, 나이가 들면서 콜라겐이 줄고 피부가 얇아지며 회복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타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대개 나이 자체보다는 시술 기술과 잉크가 들어간 깊이와 더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도안이 너무 작아서 문제였는지에 대해서도 고글러는 부정적인 답을 내놓았다. 니들이 정확하게 들어간다면 마이크로 파인라인 타투도 평생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라운 잉크, 손목 안쪽, 그리고 타투이스트를 고를 때 얻은 교훈
손목 안쪽은 사실 타투이스트들 사이에서도 난이도가 높은 부위로 꼽힌다. 주리타는 손목 주름 부위는 피하고 몇 센티미터 아래로 내려서 시술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조언했지만, 그렇더라도 피부가 얇고 움직임이 많은 부위이기 때문에 깊이 조절에 상당한 숙련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이 처음에 선택했던 브라운 잉크 역시 고글러가 오래 유지되기 어려운 색으로 지적한 부분이다. 브라운은 파랑, 빨강, 노랑 등 원색을 섞어 만드는데, 이 중 빨강과 노랑의 화학 결합력은 순수 카본(블랙)보다 약해서 자외선에 노출되면 이 두 색이 먼저 분해되며 색이 얼룩덜룩하게 벗겨진다는 것이다. 뉴욕의 파인라인 타투이스트 마리나 몰리스트 역시 본인은 블랙만 사용한다고 말했다. 신체가 이 색을 훨씬 더 잘 받아들이고 오래 유지하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프랜시스는 가장 큰 실수가 담당자 교체를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었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원래 시니어 타투이스트를 지정해 예약했지만, 스튜디오 측의 보증에 마음을 놓고 양보한 것이었다. 몰리스트는 단호하게 말한다. "가격이 타투이스트를 고르는 주된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타투는 평생 함께하는 것이니, 정말 잘 맞는 사람을 찾을 가치가 있다." 그녀는 시술을 맡기기 전에 방금 완성한 신선한 결과물이 아니라 완전히 아문 뒤의 작업 사진을 확인하라고 권한다. "누구나 막 끝낸 타투는 예쁘게 보일 수 있지만, 진짜 실력은 다 아문 뒤에 드러난다"는 이유에서다.
두 사람 모두 결국 스튜디오로부터 전액 환불을 받았고, 이 생일을 타투로 기념하겠다는 계획도 포기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는 블랙 잉크로 바꾸고, 사후 관리에도 훨씬 더 신경을 쓰기로 했다. 고글러는 처음 1~2주간은 매일 2~3회, 무향·라놀린 무첨가 A&D 오인트먼트를 발라 피부가 숨 쉴 수 있게 하는 것이 흔히 쓰이는 의료용 드레싱보다 낫다고 조언한다. 밀폐된 환경은 세균이 번식하기 쉽기 때문이다. 고하라 역시 수분 공급과 완전히 아문 뒤의 자외선 차단이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외선은 색이 빨리 바래는 흔한 원인이기 때문이다.